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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재의 축구야사 ④ 스님들이 탄생시킨 최초의 프로축구팀

2010-01-25 오후 3:31:00 이의재

정확한 사실만 수록한 것을 정사(正史)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사로운 일들로서 오래도록 전해지는 것을 야사(野史)라 한다. 흔히 정사에는 영(英)과 욕(辱)이 함께 있지만 야사일수록 영보다 욕이 더 많은 법이다. 이 땅에 축구가 도입된 지도 1백년이 넘었으며 그 1백여 년의 역사 속에는 많은 영과 욕이 점철돼 있다. 그 많은 영욕의 정사는 대한축구협회에 의해 ‘한국축구백년사’로 정리돼 있지만 이른바 야사는 여전히 ‘사라진 미스터리’처럼 남아있다. 그 사라진 미스터리의 어제와 오늘을 취재해서 하나씩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해 본다.
<편집자주>

이의재의 축구야사④
스님들이 탄생시킨 최초의 프로축구팀

당대 최강으로 군림한 불교청년회
1920년을 전후로 해서 축구열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최초의 정통파 축구팀, 다시 말하자면 프로페셔널 축구팀이 드디어 탄생하게 되었다. 1917년 각황사 스님들이 창단한 '불교청년회'가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축구팀인 셈이다.
당시 양산 통도사와 합천 해인사에서는 스님들이 자제들의 서울유학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들 스님들의 자제들은 거의 모두 휘문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휘문고는 당시 축구의 명문이기도 했다. 휘문고에서 축구를 익힌 스님들의 자제들이 학교를 졸업하면서 점차 그 수효가 늘어나게 되자 스님들이 '불교청년회'라는 축구팀을 만들게 됐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불교청년회'가 생기게 된 것은 YMCA(기독교청년회)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축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에 있어서 YMCA가 기여한 공로는 너무도 컸다. 각종 스포츠의 도입부터 전국적인 보급에 이르기까지, YMCA가 없었더라면 그 발전 속도가 훨씬 느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런 YMCA의 활동과 공로에 상대적으로 위축감을 느낀 사람들은 불교신도들이었다.
종교적인 측면에서 오는 강한 경쟁의식은 드디어 불교신도와 스님들로 하여금 전국 최강의 축구팀을 창단토록 자극했다. 송덕기, 이규순, 정범교, 이건표(뒷날 조선축구단 감독이 됨) 등이 주축을 이룬 '불교청년회'는 풍부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창단되기가 무섭게 전국의 각종 축구대회를 휩쓸었다.

라이벌 무오단의 탄생과 소멸
'불교청년회'가 서울을 근거지로 전국의 축구대회를 차례로 제패하자 이번에는 평양에 사는 사람들의 지역적인 대립에서 오는 경쟁의식 때문에 또 하나의 프로축구팀이 탄생하게 된다. 1918년 관서지방의 부호 유정필이 '불교청년회'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선수들에게 지급하면서 창단한 '무오단'이 바로 그것이다. 1918년이 무오년이었기 때문에 '무오단'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무오단' 선수들은 대부분 평양에 있는 대성학교와 숭실학교 출신들이었는데 대성학교는 항일독립지사였던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설립한 학교였으며 숭실학교는 미국인 선교사 머피트라는 사람이 설립한 학교로, 양교 모두 축구의 강호들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학교였다. 교회목사 박종은과 한약재상 이필상 등의 도움으로 '무오단'을 창단한 유정필은 젊은 나이였기에 구단주 겸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강헌동, 이병학, 강봉삼, 정원선(1948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던 정국진의 아버지) 등과 함께 용맹을 떨치기 시작한 '무오단'은 '불교청년회'의 일방적인 독주에 제동을 거는 강력한 라이벌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불교청년회'는 8년 만에, '무오단'은 15년 만에 해체되고 말았다.

<사진설명>1922년 제3회 전조선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불교청년회 축구단 모습

글▶이의재(칼럼리스트)
사진▶베스트일레븐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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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일 hikwon94 (2010-01-26 오전 10:37:12)

정말 진귀한 축구야사인데 해체된것이너무나 아쉬움을 남기누나 --- 이런팀이 프로로 이어졌으면 얼마나 좋았을까?